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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범죄 수사 조사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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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봉화산에서 사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파워볼


산책하던 주민 신고로 사건 접수
11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봉화산에서 시신을 발견했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7일 오전이다. 이날 산책을 하기 위해 산을 찾은 한 주민은 “수로 근처에 사람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시신을 수습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망 시간 오래 지난 것으로 추정”
시신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외관상으론 시신의 성별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망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타살 등 특별한 범죄 혐의점 등은 현재까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신은 발견 당시 시간 경과에 따른 백골화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국립수사과학연구원에 시신에 대한 부검 및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국과수의 정밀 감식을 통해 구체적인 사망 시점과 시신의 연령대 및 성별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1> 어류도 아프다, 방어와 참돔의 호소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국민청원 형식을 빌어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 관계자들이 일본산 활어 수입을 허용한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동원된 일본산 참돔과 방어가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미래수산TV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 관계자들이 일본산 활어 수입을 허용한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동원된 일본산 참돔과 방어가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미래수산TV

“물고기도 고통을 느낍니다. 우리를 산채로 던지고 질식시켜 죽인 사람들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해주세요.”파워볼

경남의 한 양식장에서 지내던 우리 활어들은 지난달 27일 난데없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 도로로 끌려왔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죠. 일본에서 온 활어 친구들이 산 채로 차가운 맨바닥에 내동댕이 쳐졌고, 끝내 배가 터진 채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죽어갔습니다. 어떤 활어들은 “소비를 증진하겠다”는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비닐봉지에 담겨 지나가던 시민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이들 대부분도 답답한 봉지 속에서 질식해 죽었다고 합니다.

참돔과 방어가 낸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이 500명이 넘으면 관련 전문가들이 답해줄 예정이다.
참돔과 방어가 낸 청원에 동의하는 이들이 500명이 넘으면 관련 전문가들이 답해줄 예정이다.

갑자기 황당한 일이 벌어진 이유를 알아보니, 일본에서 참돔과 방어 등 활어 친구들이 대거 수입되면서 도산 위기에 처해 분노한 양식 업체 관계자들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일본에서 온 친구들을 도로에 던져 죽이는 폭력적인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합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양식어류협회 관계자가 일본산 활어 수입에 항의하기 위해 살아 있는 참돔과 방어를 길바닥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미래수산TV 캡처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경남양식어류협회 관계자가 일본산 활어 수입에 항의하기 위해 살아 있는 참돔과 방어를 길바닥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미래수산TV 캡처

다 같은 참돔, 방어인데 일본에서 왔다고 바닥에 내던져지고, 국내에서 길렀다고 식용으로 건네진 것도 참 어이 없는 일인데요. 양식업계 종사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건 알겠는데 왜 우리 물고기들이 이렇게 죽어가야 하나요.파워볼실시간

사실 사람들은 우리 어류가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류도 고통을 느낀다는 건 이미 확인된 과학적 사실입니다. 동물보호법 역시 제2조 제1호에서 ‘동물’에 대한 정의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로 규정합니다. 포유류, 조류뿐 아니라 파충류, 양서류에 이어 우리 어류까지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도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도 중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를 위해 나서주는 사람들도 있다는 겁니다.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집회에 이용된 어류만큼은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우리도 이에 강력히 동의하는 바입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공개된 장소에서나 동종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동물해방물결은 또 경남어류양식협회 집회 관계자들을 현행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양식 어민들이 죽어간다고 부르짖었지만 정작 죽어간 것은 어느 나라에서 왔든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나 평생을 식용으로 착취당한 방어와 참돔”이라고 주장했지요.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동물권 단체 동물해방물결 관계자가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남어류양식협회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 제공

우리의 고통을 제대로 표현한 동물행동학자 조너선 밸컴이 쓴 ‘물고기는 알고 있다’의 한 구절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신경해부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물고기의 통증 인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느러미가 없다는 이유로 인간의 수영 능력을 부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생계가 힘들다고, 우리 물고기들을 마구 던져 죽이는 행위를 용납할 수 있나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사태를 일으킨 관계자들에게 동물학대죄가 적용되길 청원으로 촉구합니다.


방어와 참돔이 낸 청원에 동의하시면 포털 사이트 하단 ‘좋아요’를 클릭하거나 기사 원문 한국일보닷컴 기사 아래 공감버튼을 눌러주세요. 기사 게재 후 1주일 이내 500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해당 전문가들로부터 답변이나 조언, 자문을 전달해드립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scoopkoh@hankookilbo.comⓒ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인적 사항은 당분간 계속 공개 방침..’신속한 접촉자 추적’ 명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캄보디아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이유로 확진자의 인적 사항은 물론 사진까지 공개하다가 인권침해 지적을 받고 1주일 만에 사진을 비공개하기로 했다.

11일 일간 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캄보디아 보건부의 오르 반딘 대변인은 전날 “환자들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해 일간 성명에서 사진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딘 대변인은 또 “확진자의 인적 사항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완전히 억제되면 인적 사항도 비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는다는 명분으로 지난 4일부터 확진자의 인적 사항과 사진을 함께 공개해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 공개됐던 캄보디아 코로나19 확진자들 [크메르 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 공개됐던 캄보디아 코로나19 확진자들 [크메르 타임스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캄보디아에서는 지난달 28일 내무부 교정국장의 아내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꾸준히 발생, 11일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모두 4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에 따라 12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지정된 숙소에서 격리하도록 했다.

또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의무화하고 사업장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소 하루 3차례 발열 체크를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전국 각급 학교와 직업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영화관, 공연·전시장, 박물관 영업을 잠정 중단시켰다.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프놈펜시와 시엠레아프주(州)에서는 20인 이상 모이는 결혼식 등 단체 행사를 금지했다.

youngkyu@yna.co.kr이슈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쿠팡 일용직 노동, 2년의 경험 ⑤] 10분을 위한 투쟁

[김상현 기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난감했던 것 중 하나는 화장실을 갈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겠다는 데 있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그려고 하면 손님이 왔고, 손님이 없을 때 가더라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까봐 볼일을 빨리 처리해야 했다. 적당한 시간대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이것을 잘하지 못해서 여러 번 곤란에 처하기도 했다. 잠깐 급한 볼일을 보고 왔을 때는 처음 보는 손님으로부터 욕을 먹기도 해 나는 “쉬는 시간이라도 있었으면”이라고 중얼거렸다. 

쿠팡 물류창고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화장실을 제때 못 가는 일은 경험하지 않게 되었다. 관리자에게 말하고 너무 늦지만 않으면 화장실을 충분히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을 하다가도 배에서 급한 신호를 보낼 때, 화장실로 달려갈 수 있다는 것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장점이었다.쿠팡 물류창고에서의 쉬는 시간

▲  서울 서초구 쿠팡 서초1배송캠프.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더욱이 물류창고의 경우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달리 식대도 제공하고, 점심시간에 쉴 수도 있었다. 점심시간은 정오에서 오후 1시, 오후 1시에서 오후 2시까지로 나뉜다. 사람이 많아 밥을 늦게 먹는 노동자들은 그만큼 쉬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대가 둘로 쪼개진 것이다.

그럼에도 1시간으로는 모자라다. 줄 서서 밥을 받으면 벌써 20분 이상은 지나가 있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식사하러 가세요”라고 하면 부단히 뛰곤 했다.

이 광경을 보고 처음에는 ‘굳이 뛰어야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밥을 먹고 나서 내게 얼마 남지 않은 쉬는 시간을 보고 그들을 이해하게 됐다. 이 휴식 시간은 퍽 중요한 것이어서, 밥을 먹지 않고 휴게실 구석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덕분에 바빠지는 사람은 관리자였다. 사람들이 달리다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단속에도 나서 보지만, 고된 노동 속에서 주어진 쉬는 시간이라도 제대로 누려보자는 사람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만 되면 “뛰지 마세요”라고 하는 관리자와 그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뛰어가는 노동자의 추격전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쉬는 시간의 풍경들

물류창고에서 점심시간은 정말 귀하다. 단순히 밥 먹고 의자에 앉아 쉬는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취업준비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토익 단어집을 매의 눈으로 쳐다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이 시간에 짬을 내서 병원을 예약한다.

물류창고 현장에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관리자는 예외), 휴대폰으로 오는 중요한 알람들을 이때 확인하고 처리해야 한다. 점심시간에 처리하지 못하면 저녁 6시는 돼야 휴대전화를 꺼내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시간이면 상담센터의 노동자들도 자신들의 작업을 마쳤을 때다.

이런 시간이라도 있으니 물류창고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떤 노동자는 쉬는 시간이 10분 더 늘어나면 연장근무를 실컷 할 수 있다고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밥을 다 먹은 노동자들은 음료수 자판기 앞으로 몰려든다. 모든 음료가 300원인데, 시중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다. 그러다 보니 퇴근 시간대 자판기를 빨리 이용하지 않으면 음료수가 동이 나 퇴근 버스에서 목을 축일 수 없다. 

자판기 회사에서도 꾸준히 사람을 보내 음료수를 채워주는데, 그들이 오지 않는 날이면 음료수 자판기 앞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연휴가 며칠 동안 계속되면 그동안 음료수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작업의 의욕을 조금 잃기도 한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때가 되자 사람들이 천천히 다시 현장으로 향한다. 방금 막 쉬기 시작한 것 같은데, 올라가려니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시계는 정확히 오후 2시를 가리키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올라가야만 한다.

노동자들이 올라가서 오후 작업을 준비하려는 와중에 관리자가 “스트레칭을 하겠다”라고 외친다. 간만에 스트레칭 한다 싶어 반가운 마음을 숨기기 어렵다.

내가 있던 쿠팡 물류창고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작업 도중에 몸에 가는 무리를 줄인다고 스트레칭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분명 듣기로는 정해진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다지 잘 지켜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날은 다행히도 잘 지켜졌다. 5분 동안 자율 스트레칭 시간이 진행됐다. 몸을 푸는 사람도 있었고, 파레트 위에 앉아 마저 에너지를 충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스트레칭 시간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더 쉬어서 몸의 무리를 덜어보려는 몸부림이었다.10분을 위한 투쟁을 아시나요?

▲  서울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
ⓒ 연합뉴스

오후 3시 50분,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관리자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관리자가 시계를 한 번 확인하고 외친다.

“10분 쉬었다가 하실게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동자들이 작업을 멈춘다. 일부는 담배를 피우기 위해 창고 밖 흡연장으로 빠져나가고,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 쪽으로 향한다.

큰 종이컵에 찬물을 받고 앉을만한 파레트를 찾는다. 그리고 거기에 풀썩 앉고 나서 고개를 숙인다. 점심시간을 제외한, 쿠팡 물류창고에서의 유일한 쉬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항상 쉬는 시간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쿠팡 물류창고에 왔을 때만 해도 이 시간은 ‘상황에 따라’ 주어지던 시간이었다. 관리자가 재량껏 주던 시간.

그래서 어떤 날에는 쉬라고 10분을 주었지만 다른 날에는 그러지 않았다. 들쑥날쑥했다. 그러다 보니 쉬는 시간을 10분 받게 되는 날에는 ‘운이 좋았다’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한 명의 노동자가 진지하게 건의하기 시작했다. 관리자 측에서는 난감하다는 태도였다. 하지만 그 노동자가 평소에 워낙 성실하게 일했고, 다른 노동자들에게 끼치는 영향력도 제법 있어서 관리자들도 그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내가 다니던 현장에는 10분 쉬는 시간이 의무화됐다. 관리자가 사측에서도 허용해주었다고 말했다. 건의한 노동자가 끈기 있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얻은 성과였다. 그래서 나는 이 사건을 ’10분을 위한 투쟁’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러나 온전히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10분의 대가는 따로 있었다. 점심시간이 10분 줄었다. 사측에서는 60분의 점심시간 중 10분을 떼어 오후 쉬는 시간으로 배당한 것이다. 점심시간을 누리기 위한 노동자들의 달리기는 심해졌다. 그래도 오후 10분 쉬는 시간을 얻게 되어 그때는 좋았으니, 조삼모사 같은 조치라고 해야겠다.

운이 좋은 편

다른 쿠팡 혹은 물류회사의 창고에 다니던 사람들은 내 사례를 듣고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하다가 화장실 가기조차 어려운 곳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다니던 쿠팡 물류창고는 많은 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겪는 노동 현장보다 더 좋은 조건을 부여했다. 운이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라는 말을 분석해보면 암울한 현실이 드러난다. 노동자가 가고 싶을 때 화장실에 갈 수 있고, 쉬는 시간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물건이 빨리 나가야 하니 사람이 쉬면 안 된다니, 무언가 뒤바뀐 듯하다.

노동 시간 단축이 추진될 때마다 기업들은 말한다. 사업이 망한다고. 경제가 무너진다고. 이들의 걱정에
노동자들의 휴식권은 없다. 아니, 평소 노동에서도 휴식권이 사치처럼 여겨지는데 이런 비판은 공염불이 아닐까?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약속의 중요성에 대해 배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소리도 자주 듣는다. 노동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책임감 있는 노동자’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과연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분들은 ‘책임감 있는 사측’일까? 

한쪽에게만 부과된 책임감은 얼마나 불평등한가. 이런 고민이 사치일 정도로 쉬는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갔다. 내가 있던 물류창고는 지금도 쉬는 시간 제도가 남아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다.

“분쟁상황 인상 심어주기에 충분, 명예훼손에 해당” 벌금 500만원


[울산=뉴시스]유재형 기자 = 채무자가 빌려 간 돈을 갚지 않자 채무자 아들의 결혼식장을 찾아가 “돈을 내놓으라”고 적힌 종이를 손에 들고 1인 시위를 한 70대 여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9단독(판사 문기선)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72·여)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울산 남구의 한 결혼식장에서 돈을 내놓으라는 글이 적힌 종이를 손에 들고, 옷과 배낭에 부착한 상태로 식장을 찾은 하객들이 모두 볼 수 있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에게 3000만원을 빌려 간 B씨가 돈을 갚지 않자 B씨 아들의 결혼식장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를 통해 누구나 피해자가 돈을 빌리고도 제때 갚지 않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고, 퇴거요구에도 불응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며 “이는 단순히 채권변제를 지체한 정도를 넘어 일반적인 절차로는 해결되지 않을 정도의 분쟁 상황에 이르렀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에 해당해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00@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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