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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뉴스1
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뉴스1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이 날 인정된 정 교수의 혐의 중 일부는 정 교수의 배우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하나파워볼

입시비리 혐의 중 정 교수 재판부가 조 전 장관과의 공모를 인정한 부분은 두 가지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받은 인턴확인서와 부산의 한 호텔에서 받은 인턴 및 실습 수료증이다. 이 자료들은 딸 조민의 생활기록부에 기재됐고 조씨가 2013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때 스펙으로 활용됐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정 교수에게 업무방해 혐의와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남편인 조 전 장관도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에서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조 전 장관 재판에서는 아들 입시 비리와 관련해서 부부가 함께 기소돼 있고, 딸의 입시 비리와 관련해서는 조 전 장관만 기소돼 있다. 정 교수는 이미 자신의 재판에서 딸 관련 입시비리혐의를 다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현직 검사는 “정 교수 재판에서 인정된 부분은 조 전 장관 재판에서도 그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는 ‘스펙 품앗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지난해 조씨의 활동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빨간 원에 있는 여학생이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조민이라 주장했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지난해 조씨의 활동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빨간 원에 있는 여학생이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조민이라 주장했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란 입장이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있던 조 전 장관이 고교생 딸의 ‘스펙 품앗이’에 직접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조씨는 고교 동창 장모씨와 함께 고교 시절인 2009년 5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활동을 했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장씨는 조씨를 단국대 논문 제1저자로 올려준 장모 교수의 자녀다. 재판부는 “조국은 딸 친구에게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를 주기로 하는 스펙 품앗이를 약속했고, 정경심은 허위 인턴십 확인서를 발급받기로 조국과 공모해 가담했다”고 판시했다.

이 인턴십 확인서는 조 전 장관의 서울대 법대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조 전 장관이 센터장의 직인을 보관하던 직원의 도움을 받아 센터장의 허락 없이 인턴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봤다. 다만 정 교수는 위조를 사전에 공모했다고 인정하긴 어렵다고 봐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호텔 인턴확인서·실습 수료증 ‘모두 위조’
딸 조씨가 부산의 한 호텔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인턴 및 실습을 마쳤다는 확인서도 모두 허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파워볼사이트

앞서 검찰은 “대학 진학을 앞둔 딸이 호텔경영 관련 학과에 관심을 보이자 호텔 인턴 경력도 허위로 만들었다”며 정 교수를 기소했다. 이 호텔 인턴 확인서에는 조민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호텔 경영 실무를 배웠다는 내용이 나온다. 교교생 조씨가 일주일에 한두 차례 인턴을 했다는 취지다. 이 인턴십 확인서는 조씨의 고교 생활기록부에 기재됐다. 또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되기도 했다.

재판 중 법정에 나온 호텔 관계자들은 “고교생 인턴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그러자 정 교수 측은 “부산에 있는 호텔과 제휴를 맺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신 인턴을 했고, 이것이 인정돼 부산 호텔에서 증명서를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이 호텔 인턴 확인서가 조 전 장관이 만들어낸 확인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확인서와 수료증은) 조국이 그 내용을 임의로 작성한 뒤 호텔 대표이사 명의의 인장을 날인받은 것”이라며 “정경심과 조국은 실습 수료증 등을 위조하기로 공모했고, 조국이 이를 작성하는데 정경심이 가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택PC, 조국과 정경심 공모해 숨긴 건 인정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입시비리 외에도 조 전 장관의 공모가 인정된 부분은 또 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자산관리사 김경록씨에게 자택 PC의 저장매체와 동양대 연구실 PC 등을 숨기라고 한 점이다. 재판부는 “조국과 피고인이 향후 진행될 수사에 대비해 자택 PC 저장매체를 은닉하기로 하고 김씨에게 은닉을 지시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혐의에 대해 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 교수는 김씨와 함께 동양대 교수실로 이동해 PC를 가지고 오는 등 함께 움직였기 때문에 교사범이 아니라 공동정범에 해당해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파워볼게임

조 전 장관도 본인의 재판에서 같은 사안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래서 조 전 장관 재판부도 이와 판단을 같이 한다면 이 부분은 조 전 장관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조 전 장관은 ‘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 교수는 김씨가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꺼내올 때 함께 움직였지만 조 전 장관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검사는 “증거은닉 교사범으로는 충분히 다퉈볼 수 있다”고 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서울 등 수도권에서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한 2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박효상 기자
서울 등 수도권에서 23일 0시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한 21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공공부문 등 일부 직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시 책임을 묻겠다며 직원들에 엄포를 놓고 있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라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징계권 남용이라는 지적도 인다. 

정부는 지난달 23일부터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부문 종사자들에게 특별 방역 지침을 내렸다. 지침에 따르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불필요한 모임은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한다. 필수적인 모임은 온라인 등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하고 불가피하게 대면하더라도 식사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지침을 위반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전파하는 종사자는 문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징계 받은 이들도 있다. 충북 제천시는 지난 15일 보건소 직원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직위해제 했다. A씨를 포함해 가족 등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음에도 출근했다는 이유에서다. 전북 순창군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군 보건의료원 B 지원과장(5급)을 직위를 해제했다. 방역 책임자로서 코로나19에 확진돼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유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기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기고 있는 18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공무원들은 취지는 알지만 어려운 시기에 외려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공무원은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방역의 주체로 움직여야 될 공무원을 소극적으로 만드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책의 목적이 방역 성공인지 아니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면피용으로 하기 위해서인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경기도의 한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공무원으로서 모범적으로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건 맞지만 무조건적인 문책은 불공평하다”며 “코로나19에 걸리면 동선이 모두 알려지고 매장당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원시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 수원시 제공
▲수원시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 수원시 제공

공공부문뿐만이 아니다. 일부 지자체는 관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게 방역수칙 준수 등의 이행을 명령했다. 수원시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장애인생활시설, 노인요양시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등에게 △종교 모임 활동 자제 △가족 모임 포함 소모임 참석 자제 △근무시간 외 자가격리에 준하는 생활수칙 준수 △음식점, 제과점, 카페, 학원 등 집합제한시설 출입 자제를 명령했다. 

사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금융투자 회사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확진 경위에 따라 승진·평가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지해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월에도 일부 기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 문책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직원들에게 보내 비판 받았다.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내부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시행 첫 날인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내부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태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문책은 정당할까. 전문가들은 징계는 가능하지만 사안에 따라 과도한 징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경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징계는 사규와 취업규칙 등에 근거에 재량으로 할 수 있다. 문책 자체가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예방 수칙을 어긴 행위가 있다고 해도 과도한 수위로 징계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별로 따져야 하지만 확진 시 인사상 불이익 등은 과하다고 여겨진다”며 “이는 이중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수 노동법률사무소 연세 노무사는 “징계권이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하더라도 정당한 이유 없는 징계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무효”라며 “사례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19 감염을 온전히 노동자의 잘못으로 돌리기에는 조금 과도한 측면이 있다. 징계 대상이 된 노동자는 행정심판이나 소송 등을 통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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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사회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1등 경쟁을 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우려를 표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겸 보건복지부 대변인의 23일 언론 브리핑 발언이다. ‘백신 확보가 늦었다’는 비판을 ‘1등 주의의 폐해’로 치부한 것이다. 한국의 인구 대비 백신 확보 물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4위에 그친다는 ‘팩트’는 증발했다.

더구나 국민 생명을 지키는 정부의 노력은 ‘세계 1등’을 향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의 ‘입’인 손 반장이 백신 도입의 골든타임을 놓친 정부 책임론을 방어하려다 실언했다는 비판이 무성하다.

이는 백신 불안을 가중시키는 ‘당정청 불통’의 단적인 사례다. 백신 수급 현황을 설명하는 최근 당정청의 태도는 ①느리고 ②틀리고 ③신경질적이다.


①문 대통령의 너무 뒤늦은 수습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5부요인 간담회에서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늦지 않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백신 확보 관련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8일 영국이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 “우리 정부는 뭐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지 14일 만이다. 그 사이 약 40개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거나 연내 접종을 예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르면 내년 2월, 늦어도 3월엔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백신 불안이 확산되자, 정 총리가 정부 대표로 뒤늦게 대국민 설명에 나서기로 했고 일요일 아침 방송 출연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총리는 “7월엔 국내 확진자가 100명 정도여서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등 비교적 솔직한 태도를 보였지만, 민심은 달래지지 않았다.

백신 혼선을 정리할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건 그로부터 이틀이 지나서였다. 청와대는 같은 날 ‘문 대통령의 올해 백신 관련 발언록’을 공개하며 ‘문 대통령이 백신 개발과 확보를 열정적으로 챙겼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9월까지 국산 백신 개발에 치중하다 백신 도입 적기를 놓친 측면이 크다’는 사실만 드러나고 말았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는 “문 대통령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것이 장점이지만, 정권 초기에 약속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②’틀린 팩트’ ‘무리한 논리’로 커지는 혼선

문 대통령은 22일 “백신 생산을 지원한 나라에서 먼저 접종받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백신 생산 국가가 아닌 일본, 캐나다, 호주, 칠레, 싱가포르, 뉴질랜드, 이스라엘, 멕시코 등은 백신을 확보했거나 선구매했다. 문 대통령의 ‘잘못된 설명’은 “국정 최고 책임자가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해 상황을 오판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았다.

23일 정부에선 ‘백신 늑장 확보가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무리한 반론까지 등장했다. 손영래 반장은 “(백신을 먼저 맞는)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한두 달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다행스럽다”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등 유명인이 선제적으로 백신을 맞으며 안정성을 홍보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백신 안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향후 백신 접종도 힘들게 하는 불필요한 얘기”라고 했다.


③또 ‘남 탓’…’국민 대 언론’ 갈라치기

당정청은 ‘정부의 백신 대처엔 문제가 없는데 언론이 왜곡 보도로 불안을 키운다’는 해묵은 논리로 맞서고 있다. 불안해하는 국민을 ‘언론 보도에 호도되는 존재’로 폄하하고, ‘국민 대 언론’으로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다. 20일 열린 고위 당정청 정례 회의에선 ‘코로나19 가짜뉴스 대응’을 안건으로 올려 언론 보도에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까지 이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대한 시기에 야당과 일부 언론은 근거 없는 괴담과 왜곡된 통계까지 동원해 국민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도적인 곡해와 가정, 때로는 서슴없는 거짓말들이 정돈된 기사들을 볼 때마다 그 이름(기자)들에 전화를 걸고 싶어진다”고 가세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전쟁에서 졌으면 지휘관이 변명할 게 아니라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백신 관련 최종 결정 책임은 문 대통령에 있는데, 일제히 언론탓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업계, 증시 전망치 대폭 상향 “연초 짧은 랠리 이후 대비 필요”


금융투자업계가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000 이상으로 대폭 올려 잡으면서도 증시 변동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봄을 고비로 본다. 이들은 증시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올해만큼 쉽게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금융투자 김상만 자산분석실장은 2021년 전망 업데이트(갱신) 보고서에서 “올해 11월 이후 이례적인 연말 랠리(상승)로 인해 전략 변경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내년은 연초의 짧은 랠리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 새해 기대감 반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연초 효과는 있겠지만 올해 연말 강세로 탄력이 예년보다 약하리라는 게 김 실장의 판단이다. 그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의 긍정적 전개, 기업 펀더멘털(실적) 개선 등 강세 흐름을 지속시킬 재료가 계속 주입된다면 강세 분위기는 이어질 수 있겠으나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강세 흐름을 1분기 이내로 국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본다. 기업 실적은 개선되더라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정도일 것이라는 점도 주가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 등은 코스피지수 목표를 기존 2750에서 3200으로 상향한 2021년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설이 지나고 봄이 오면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예민해져야 한다”며 “위기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경기와 증시가 너무 좋아서’ 생기는 문제, 즉 유동성에서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과 증시 상승 국면에서 당국이 인플레이션이나 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유동성 축소에 나서면 증시는 자금 유출로 충격을 받는다. 이 연구원 등은 “미국 등 선진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팬데믹에서 가장 먼저 벗어난 중국의 정책 리스크에 주목한다”며 “특히 최근 중국 당국이 규제 의지를 보이는 ‘부채 위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 3월에 예정된 공매도 재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기술주 반독점법 및 디지털세 추진, 일시적 달러 강세 되돌림도 상반기에 주의할 리스크로 꼽았다.

하반기에는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하리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미 연방준비제도는 단순 증시 조정이 아니라 경기 우려로 번져야만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완화정책 개입과 하반기 투자 사이클의 강화는 증시 랠리 재개를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GoodNews paper ⓒ 국민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잇단 병상대기 사망.. 요양병원 실태
코호트격리로 의료인력 이탈
‘확진자가 확진자 간병’ 최악 상황
‘음성’ 환자들 다른 병원서 안받아 이송 기다리다 추가 감염 사례도

“제발 살려주세요.”

경기 고양시의 A 요양병원에 격리된 요양보호사 양모 씨(60·여)는 통화가 연결되자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22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양 씨가 있는 요양병원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확진자가 63명으로 늘어난 집단감염 발생지. 그 역시 1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말 부끄럽지만, 어젠 열이 38.7도까지 오르고 설사가 나와 기저귀까지 차고 있어요. 다리가 후들거려 서 있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같이 확진된 환자 어르신들을 돌볼 사람이 없어 제가 수발을 들어야 해요. 병상이 똥오줌 범벅인데 안 치울 수가 없잖아요.”

전국에서 요양병원발(發)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해 코호트(동일집단) 격리된 요양병원들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 병상 이송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는 환자가 늘어난 건 물론이고 요양병원 내부에서도 인력 부족으로 전시(戰時)에 버금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역시 집단감염으로 코호트 격리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은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병원 의료진이 대거 사표를 내고 퇴사해 버린 것. 해당 병원 관계자는 “코호트 격리 뒤에 비번 등으로 병원에 없었던 간호 인력 30여 명이 단체로 관뒀다”며 “확진 병동에 간호 인력은 8명뿐이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간병인도 노인들을 돌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병원 내 감염되지 않은 환자들도 어려움이 크다. 코호트 격리가 됐더라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이 없고 음성 판정을 받은 입소자는 다른 병실이나 병원으로 옮길 수 있다. 그래야 병원 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한모 씨(60·여)는 22일 오후 3시경 중증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입원한 요양병원에서 긴급 연락을 받았다. “어머니를 집에 모셔갈 수 있겠느냐”는 권유였다. 현재 28명이 집단감염된 이 병원에서 어머니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어디로 옮겨가질 못하고 있단 설명이었다.

“인근 요양병원에선 전부 어머니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했대요.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원에서 온다니 누가 좋아하겠어요. 하지만 집안 사정상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없는데, 병원에서는 ‘그럼 어머니는 확진자와 함께 있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니를 방치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호트 격리 뒤에도 추가 감염은 갈수록 늘고 있다.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은 음성 판정을 받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 못해 결국 입소자 3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앞선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던 환자들이었다. 구로구 관계자는 “전담 병상은 나오지 않고 다른 병원은 기피하다 보니 그대로 머물다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연락이 닿은 해당 요양병원 의료진과 간병인들은 도와줄 인력이라도 늘려 달라고 사정했다. 서울에 있는 한 요양병원의 간호사 박모 씨는 “지금 하루에 겨우 몇 시간 쪽잠을 자며 버티고 있지만 한계는 한참 전에 넘어섰다”며 “당장 병상 확보가 어렵다면 환자들을 돌볼 인력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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